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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느끼는 램프

길영(태민) 2011. 3. 17. 16:21

 

내 그리움이 밟고 가는 어드메쯤

너의 반가움이 주막을 열고

한모금 사랑을 데피고 있을 때

낯선 여인숙에서

나는 황량한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설쳤다

이제 살아있는 나머지 세월에

하나씩 하나씩 이별을 떼내고 싶다

사랑한 만큼 버려야 할 것들이

어디 하나 둘이랴만

우물을 긷던 시린 새벽에도

등불을 내다 걸던 저녁 나절에도

나는 너를 버려야 했다

너의 사랑으로 시작하여 종내는

너의 이별로 끝내야 할

깊이도 헤일수 없는 내 울음의 밑바닥엔

사랑을 흐느끼는 램프가 타고 있다

목숨처럼 매달린 눈물이 타고 있다

               
시·김병걸 / 낭송·오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