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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막 덮어쓴 차 뭡니까

길영(태민) 2006. 1. 5. 11:37
검은막 덮어쓴 차 뭡니까




고속도로나 자동차 공장 부근에선 가끔 표면을 검은 위장막으로 덮어씌운 자동차를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출시를 앞둔 신차를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엔 현대자동차가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해외에서 시험 중인 고급세단 ‘BH’의 위장막 씌운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테스트 차량은 램프·유리·라디에이터그릴 정도만 외부로 드러나 있을 뿐입니다. 다른 부분은 완전히 가려져 있어, 어떻게 생긴 차인지 짐작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신차의 모습은 ‘1급 비밀’입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외부인들이 견학하러 오면, 카메라가 달려 있는 휴대폰을 모두 압수했다가 나중에 돌려줍니다. 미래에 출시하기 위해 개발 중인 차 사진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외국에선 차량 사진을 몰래 찍어 잡지나 인터넷에 공개하는 ‘카파라치’들도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테스트 차량의 공개를 꺼리는 것은 신차 출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기도 합니다. 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최대한 자극해, 출시 직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지요.

이런 테스트 차량에는 정식 이름 대신 ‘BH’나 ‘UN(카렌스 후속 차종)’과 같은 프로젝트 이름이 붙습니다. 참고로 현대차의 경우 프로젝트 이름을 보면 차량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세단형 승용차의 경우 경차·소형차·준중형차·중형차·대형차 등 차량 크기에 따라 프로젝트명에 A, B, C, D, F, G 글자를 넣고, SUV(스포츠 유틸리티 비이클)엔 M자가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과거 아토스의 프로젝트명은 ‘SA’이었고, 이보다 조금 큰 클릭은 ‘TB’이었습니다. 베르나는 ‘MC’, 아반떼XD 후속차종은 ‘HD’, 쏘나타는 ‘NF’, 그랜저는 ‘TG’, 싼타페는 ‘CM’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불렸습니다.

현재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신차를 기획해서 각종 테스트를 끝내고 출시할 때까지 대략 24~30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한때 일부 업체에서 차량 개발 기간을 20개월 수준까지 단축한 적이 있었으나, 출고되자마자 결함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불평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올해 국내에는 약 70종의 국내외 신차가 나옵니다. 출시 시기가 조금 늦어도 좋으니, 불량이 없는 차가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