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 아셨어요? '010'끼리는 전화걸 때 '010' 안눌러도 되는 거."
며칠전 통신 담당 기자인 후배 녀석은
기사 '물먹은' 것보다 더한 좌절을 느낀다며 내게 이같이 물었다.
보기 좋게 면전에서 "그것도 몰랐냐"고 되받고 싶었지만
나 역시 왠지 모를 배신감에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핸드폰 키패드에서 그동안 '0,1,0' 하나씩
꾹꾹 눌러가며 성의껏 통화했는데….
심지어 키패드에서 0과 1은 대각선 위치로
거리가 멀어 한손으로 누를 때는
가뜩이나 짧은 엄지 손가락 때문에 낑낑대며 꾹꾹...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자기번호가 '010'으로 시작하면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에
전화를 걸 때 '010'을 뺀 나머지 번호만 누르면 통화할 수 있다.
통신사나 휴대폰 기종과는 상관이 없다.
서울 시내에서 일반전화를 걸 때 '02'를 누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부는 '010 통합번호' 정책을
2004년부터 시행하면서 전화번호의 효율적 관리,
'01X' 식별번호의 통신사 브랜드화 방지를 내걸었다.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010'을 꾹꾹 누르지 않아도돼 결국 이용자에게도
편리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정부가
내세웠던 편의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자주 통화하는 휴대전화 번호는 대부분 단축키로 저장하겠지만,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010' 번호가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알아두면 분명 유용한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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